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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발레:

비(非)-코펠리아 선언

<메타발레: 비(非)-코펠리아 선언>은 '발레를 즉흥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단순한 질문으로 시작해 발레를 환상 동화가 아닌 현실의 몸을 직시하는 하나의 유용한 도구로 사용할 때, 어떤 '다른 발레'를 발견할 수 있을지 탐구한다. 워크숍 퍼포먼스 형식을 통해 발레를 무비판적인 감상의 차원으로 두지 않고, 스스로 역동하는 발레를 만들고자 한다.

​두산아트센터 아트랩2024 

​2024.1.11-13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움직임 가이드 및 안무: 윤상은
움직임 창작 및 출연: 김혜인, 신민, 이가경, 이민진, 임다운, 지혜경, 최윤희
드라마터그: 손예운
작곡 및 연주: 한정원
조명 디자인: 성미림
조명 크루: 강민지, 김휘수, 박자연, 홍주희
영상 및 음향 감독: 임기택
영상 및 음향 크루: 김연수
무대감독: 김영주


Special Thanks to
정옥희 선생님, 이설애, 임가영 그리고 역대 <모든 몸을 위한 발레 워크숍> 참여자


Contact
Instagram @death_scene_ballare

 

Review 

윤단우 ‘‘보기 위한’ 발레가 아닌 입을 가진 존재들의 ‘하기 위한’ 발레”, 댄스포스트코리아

https://dancepostkorea.com/new/board/review/pfm_view.php?b_idx=542

 

장지원 “왜 메타 발레여야 하는가?”, 댄스포스트코리아

https://dancepostkorea.com/new/board/review/pfm_view.php?b_idx=543

 

김민관 “발레를 사랑할 수 있는가”, 아트신

https://www.artscene.co.kr/1951

안무 노트


<메타 발레: 비(非)-코펠리아 선언>은 2023년 총 3차례 진행된 워크숍 <모든 몸을
위한 발레 워크숍>의 결과 발표다. (2월 삼일로창고극장 스튜디오/3월 서울무용센
터/ 8월 전문무용수지원센터 마루)
“발레로 즉흥 할 수 있을까”라는 단순한 질문으로 시작한 이 워크숍에는 발레와 움
직임에 관심있는 다양한 참여자들이 모였고, 가이드가 제시하는 발레에 자신의 움
직임을 더해보는 시간이었다.
발레를 전공한 나에게 발레는 어떤 고정된 이미지로 몸과 마음에 남아있다. 그것을
타파하고자 오랜 세월 발레를 멀리했다. 그런데 참여자들에게 발레는 그저 호기심
이었고, 애초에 발레에 어떤 권위도 부여하지 않았다. 동작이 잘 안 돼도 그냥 웃어
넘길 수 있었다. 그게 이 워크숍의 핵심이었는지도 모른다. 웃고 떠드는 동안 시간이
흘렀고 재미로 발레하는 게 드디어 나에게 가능해졌는지도 모른다.
발레 작업을 6년 째 이어가고 있는 나에게 친구가 물었다. “너는 왜 닿을 수 없는 두
개를 굳이 연결하려고해?”, 나는 “노력하면 언젠가 맞닿는 날이 오지 않을까”라고 대
답한다. 발레 작업을 하면서 수없이 들었던 질문, “발레를 그냥 안하면 되지 않냐”.
하지만 발레를 놓고 싶지 않은걸. 그래서 여기까지 온 걸. 두 사이를 빠르게 왔다 갔
다 한다. 발레와 발레 아닌 것 사이를.

[두산아트랩2024] 메타발레-비-코펠리아선언_11.jpg
비(非)-코펠리아 선언문

 

- 나는 ‘보기 위한’ 발레가 아닌 ‘하기 위한’ 발레를 한다.

 

- 나는 몸과 마음을 혹사하며 발레하지 않는다.

 

- 나는 무리하지 않고 발레를 하기에 입맛이 좋아져 발레를 하면 할수록 살이 붙는다.

 

- 나는 발레 턴을 할 때에 사방팔방 이곳저곳 다 보며 빙그르르 돈다. 우리의 턴은 어지럽다.

 

- 나는 왕자를 사랑하지만 공주도 사랑한다.

 

- 나는 백조가 아니라 알바트로스다.

 

- 나는 발레를 하는 와중에 딴 생각을 할 수 있다. 이 발레가 끝나고 인스타에서 찾은맛집에 갈 생각을 하고 전에 사둔 바이오 주식을 팔 생각을 하고, 페미니즘 집회에나갈 생각을 한다.

 

- 나는 미래의 완성을 위해 순간을 깎아내지 않는다. 바들거리는 다리에 수치심을,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지금 뿐인 떨림에 집중한다.- 나는 같은 각도의 날개짓을 수 천 번 연마하는 기계가 아니다.

 

- 우리는 멈춰있는 코펠리아 인형에 생명을 불어넣는 존재들이다.

드라마터그의 글


귀족적 애티튜드, 문법적 움직임, 왕관과 분칠, 구태한 서사, 백인중심주의, 엘리티
즘, 마른몸 우상화, 차이코프스키. 무엇이 과거이고 무엇이 현재인가. 우리 시대의
발레에는 무엇이 사라지고 무엇이 남았는가. 또한 무엇이 사라져야 하고 무엇이 남
아야 하는가. 무엇이 껍데기고 본질인가.


춤은 사람의 몸에서만 존재한다. 사람의 몸은 소멸하고, 창조된다. 끊임없는 생과
사의 반복 속에서, 과연 사람의 춤 또한 발맞춰 재창조되고 있는지, 15세기 유럽 왕
궁에서 태어난 춤에 영생을 부여하는 것이 타당한지 묻는다. 발레는 '클래식'이라는
맹목 하에 고질적 신파를 되풀이하는, 박물관 속 고전 유물이 되는 것이 운명이 아닐
까? 우리 시대만의 오롯한 발레는 없을 것이라는 명제에 마침표를 찍어야 할지, 혹
은 우리가 클래식에 대한 도그마에 둘러싸여 중요한 것은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이 작품은 이러한 물음에 대한 고찰에서 시작했다.


물론 이와 같은 의식 내지 사명감이 최초는 아니다. 퀴어적으로 재해석된 작품 매
튜본의 <백조의 호수>, 은퇴를 앞둔 만년 군무 발레리나의 렉쳐형 발레 <베로니크
드와노>, 인종차별적 이유로 중국춤 장면을 수정한 조지 발란신의 <호두까기인형>
등 발레계는 구시대가 부여한 권위에 쉼없이 대항해왔다. 나는 이 <메타발레>를 위
작품들과 같은 선에 두고, 올바른 발레를 향한 우리의 탐사라고 말하고 싶다.


<메타발레>는 발레와 가깝고 멀어지는 실험을 통해 춤의 골격을 드러내고, 해체하
고, 조합한다. 그러면서 쉬이 떨어지지 않는 위엄의 껍데기를 벗어던진다. 그 과정을
통해 발레 속에서 비로소 ‘오늘날의 우리'를 발견한다. 그렇다고 해서 발레를 전복시

키려는 것은 아니다. 오래된 춤에 대한 애증 속에서, 우리가 가꾸어야 할 발레를 다
시금 사랑하고자 한다. 이 여정이, 어드메쯤 잠자고 있는 발레와 비-발레 모두에게
숨을 불어넣기를.
 

​손예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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