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무가 윤상은은 한국, 서울을 기반으로 ‘무용’이라는 경계 안팎으로 발생되는 흥미로운 지점들을 찾아 창작자, 기록가, 교육가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안무가 윤상은은 ‘무용’의 경계 안팎에서 생겨나는 균열과 가능성에 주목하며, 고정된 이미지나 규범을 재현하기보다 그것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몸과 시선을 규정해왔는지 다시 묻는다.
2018년부터 가장 최근까지 안무가 스스로가 오래 몸으로 배워온 장르인 ‘발레’를 다시 바라보기 시작했다. <죽는 장면>(2018–2020)에서는 ‘순결 아니면 죽음’으로 귀결되는 발레 속 여성 주인공의 서사를 재현하며, 발레가 반복적으로 호출해온 여성성의 서사를 드러냈다. 이어 <Ballet for All>(2021, ACC 안무가랩)에서는 유럽의 전통춤인 발레가 한국에서 어떻게 권위를 획득하고 오늘의 산업 속에서 어떤 구조를 유지·재생산하는지 추적했다.
이후 윤상은은 발레를 비판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발레가 다양한 몸들과 만나며 새롭게 구성될 수 있는 ‘대안적 발레’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모든 몸을 위한 발레> 워크숍(2021~)를 통해 다양한 신체를 가진 참여자들이 발레의 형식을 스스로 변형하며 움직임을 확장하는 공동의 장을 마련했고, 이는 공연 <메타발레: 비(非)-코펠리아 선언>(2024, 두산아트센터)으로 이어졌다. 더 나아가 시각장애인을 포함한 참여자들과 발레의 감각을 언어화·재구성하는 실험을 전개하며, 이를 <어딘가의 발레>(2025,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워크숍/퍼포먼스 형식으로 선보였다.
윤상은의 작업은 하나의 장르를 폐기하거나 대체하려는 시도가 아니다. 오히려 그 전통이 숨겨온 균열과 공백을 다시 듣는 탐구에 가깝다. 또한 발레는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고착된 규범에 대한 하나의 비유다. 윤상은은 그 기반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취하고자 하는 것이다.
